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아이템에 무작위로 추가 옵션을 부여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동일하지 않게 운영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게임 이용자들이 공분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넥슨 측에 진상규명을 포함해 4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아이템 추가 옵션에 대해 어떠한 오류가 있었는지 공지하고 서버의 오류를 수정하면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전후를 비교해 데이터를 공개하라”며 “추가적인 ‘환생의 불꽃’(확률 논란이 된 아이템) 사용과 판매를 막고 오류에 대한 디렉터의 사과문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공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유저들은 이미 ‘8락(樂) 주문서 사건’으로 운영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적이 있고, 2월 18일 ‘추가 옵션 확률 수정’을 통해 또 한 번 확률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오래전부터 이어진 운영팀과의 신뢰 문제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성명문에 언급된 ‘8樂 주문서 사건’은 지난 2011년 메이플스토리 8주년 이벤트의 일환으로 출시된 아이템 ‘8樂 주문서’의 확률이 조작됐다는 일부 게임 이용자들의 주장을 가리킨다. 이 사건과 관련해 넥슨 측에 문의했던 이용자들은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그간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온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넥슨 측이 최근 업데이트한 패치 내용이 공개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앞서 넥슨은 18일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됩니다’라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는 곧 기존에는 확률이 서로 동일하지 않았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됐다.
유저들은 “이용자에 대한 기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환생의 불꽃’ 아이템에서 명시하고 있는 ‘무작위’의 확률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 안내에 따르면 ‘환생의 불꽃’은 “장비 아이템에 사용하면 높은 수준의 추가 옵션까지 무작위로 부여한다”고 공지돼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무작위’는 통계의 표본 추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동등한 확률로 발생하게 함을 의미한다. 그간 아이템에 부여한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지 않았다면 ‘무작위’라는 문구를 지키지 않은 셈이 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환생의 불꽃’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이를 사용할 경우 추가 옵션을 ‘무작위’로 획득할 수 있다. 추가 옵션은 종류가 다양하고, 그 안에서도 등급이 나뉘기 때문에 게임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추가 옵션을 얻기 위해 ‘환생의 불꽃’을 반복해서 구매하는 구조다.
‘환생의 불꽃 확률 조작’을 만화로 정리한 만화가 ‘시나브로사랑’은 “경우의 수가 많아 현금을 수십, 수백만원까지 투자하는 사람도 많다”며 “(원하는 경우가 거의 나오지 않아)예전부터 확률이 조작되었다는 주장들이 많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확률형 아이템은 지난 2004년 넥슨이 일본에서 서비스하던 ‘메이플스토리’에 새로운 캐시 아이템인 ‘가챠폰티켓’으로 시작됐다. 가챠폰티켓은 1장당 100엔에 판매됐고, 티켓을 가챠폰(뽑기 자판기)에 넣으면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오는 방식이었다.
일본에서의 판매 성공은, 넥슨이 지난 2005년부터 한국 메이플스토리에 확률형 아이템을 출시하게 된 계기가 됐다. ‘부화기’로 불렸던 아이템은 기간 한정으로 출시됐다가 판매량이 많아지며 2008년부터는 아예 상시판매로 전환됐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