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격에 ‘뇌사’ 미얀마 시위자 사망…첫 희생자

입력 2021-02-19 16:48
미얀마 쿠데타 항의시위 중 총격받은 여성. 연합뉴스(이라와디 웹사이트 캡처)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 저항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은 20대 여성이 19일 숨졌다. 이번 쿠데타에 항의하다 목숨을 잃은 첫 번째 희생자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미야 테 테 카인(20)이 이날 오전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 외신도 미야 테 테 카인의 유족과 병원 발표를 각각 인용해 사망 소식을 전했다.

미야 테 테 카인은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져 생명유지 장치로 연명해 왔다. 애초 고무탄에 맞았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담당 의료진이 실탄 피격 사실을 언론에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는 지난 13일 미야 테 테 카인의 유족이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야 테 테 카인은 지난해 11월 총선 때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해당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다며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는 등 정권을 장악했다.

미야 테 테 카인의 언니는 피격 사건 다음 날 언론 인터뷰에서 “동생과 나는 거리 한가운데 있지도 않았고 경찰 저지선을 넘지도 않았으며 경찰들을 향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 동생이 총에 맞고 쓰러졌다”면서 애초 허공을 향한 경고 사격인 줄 알았지만 쓰러진 동생의 머리에서 헬멧을 벗겼을 때 피가 터져 나온 걸 보고야 피격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막내에게 벌어진 일로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동생의 고통을 보상하기 위해 온 국민이 군부독재가 뿌리 뽑힐 때까지 계속 싸워 달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