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소셜미디어 업체(페이스북)가 호주에 취한 행동은 실망스러울 만큼 오만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우리는) 겁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맥고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총리도 “페이스북이 북한의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를 함께 담은 사진들이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기도 했다.
시드니에 사는 피터 퍼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앞으로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분명히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호주 밖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영국 의회 줄리언 나이트 디지털·문화·미디어 및 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행동을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수많은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놀라울 정도로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 “이것은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17일 호주 내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호주 정부가 거대 디지털 플랫폼 업체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은 플랫폼과 언론의 관계를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면서 “언론은 기사를 자발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4억700만 호주달러(약 3492억원)를 벌어들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을 무시하는 법안을 따르거나,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면서 “이중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