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스키선수 호소 “여성코치, 남편 반대로 출국 못해”

입력 2021-02-19 15:13
이란 스키선수 파로그 아바시. 연합뉴스

이란 국가대표 스키선수가 자국의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호소해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진행 중인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란의 파로그 아바시(28)는 19일(한국시간) 열린 여자 대회전에서 1분 36초 80을 기록해 출전 선수 99명 중 6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코치인 사미라 자르가리는 이번 대회에 동행하지 못했고, 아바시는 경기를 마친 뒤 이란의 여성 인권에 대해 언급했다. 자르가리 코치는 그의 남편이 출국을 허락하지 않아 이탈리아로 함께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르가리 코치는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지도자 자격으로 방한했던 인물이다.

AP통신은 “이란 법에 따르면 남편이 아내의 외국 여행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르가리 코치는 이란에 남아 휴대전화를 이용해 ‘원격 지도’를 해야했다. AP통신 보도에 의하면 경기 시작 전과 1차 시기 종료 후, 그리고 경기를 다 마친 후 세 차례 전화 지도가 이뤄졌다.

자르가리 코치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남편이 요구한 이혼에 동의하지 않자 그가 나를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며 “이런 법을 바꾸는 캠페인을 시작하고 싶다”고 전했다.

실제로 AP통신에 의하면 지난 2015년 이란 풋살 선수인 닐로파르 아르달란의 아시안컵 출전이 당시 남편의 반대 때문에 좌절되는 등 비슷한 사례가 존재한다.

아바시 역시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고 언급하며 “이란의 모든 여성과 함께 이걸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