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 인종차별 논란

입력 2021-02-19 14:53 수정 2021-02-19 15:21
왼쪽은 수정 전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 오른쪽은 수정 후 버전.

공영방송 KBS가 이번엔 ‘인종차별 포스터’로 또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18일 KBS가 공개한 특집 다큐멘터리 ‘호모 미디어쿠스’의 홍보 포스터의 그림이 인종차별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뒤늦게 수정되는 일이 벌어지면서다.

해당 다큐는 오는 22일부터 5일간 방영예정인 프로그램이다.

해당 포스터에는 인류가 진화하는 단계별 모습을 담은 그림이 사용됐는데, 문제는 그림 속 인류가 진화할 수록 피부색이 점점 밝아지는 것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를 놓고 ‘밝은 피부를 가질수록 진화한 인간’이라는 편견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상현 칼럼니스트는 개인 SNS 계정에 글을 올려 “다른 나라에서 이런 포스터가 나왔으면 엄청난 비난을 듣고 대표가 사과했을 수준”이라며 “한국에서는 공영방송사에서 만든 인종차별적 이미지가 버젓이 돌아다닌다”고 지적했다.

이어 “흰 피부에 대한 선호가 유난히 높은 아시아적 사고도 이런 차별적 태도에 일조했을 것 ”이라 첨언했다.

논란이 일자 KBS는 19일 이전 포스터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어제 보내드린 ‘호모 미디어쿠스’ 포스터 이미지는 수정 작업이 필요해 다시 제작할 예정이다. 이후 메일로 재발송할 예정이니 어제 받은 이미지는 사용하지 말아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애초 포스터 제작 경위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후 수정된 포스터를 다시 배포했다.

박 칼럼니스트는 국민일보에 “KBS라는 조직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아직 이 문제에 둔감하기 때문에 생긴 논란”이라며 “우리 사회가 이런 미세하고 쉽게 보이지 않는 차별에 눈을 뜨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 밝혔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