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새내기 공무원들의 고민거리이자 공직사회의 ‘악습’으로 지목된 ‘시보 떡’ 돌리기 문화를 철폐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장관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른바 시보 떡이 조직 내 경직된 관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새내기 공무원분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어 “새로운 출발이 기쁨과 응원이 아닌 부담과 상처가 된다면 이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며 “행안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타파하고, 합리적인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시보(試補)는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이전에 일정 기간 거치는 시험 기간 중의 공무원 신분을 뜻한다.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정식 공무원으로 임명된다. 보통 6개월의 시보 기간을 마친 초임 공무원이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는 의미로 떡을 돌렸는데 이것이 일종의 공무원 사회의 문화로 정착되면서 ‘시보 떡’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최근엔 떡뿐만 아니라 쿠키, 빵, 수제청 등 여러 가지 먹거리를 답례품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문제는 시보 떡의 가격대나 종류, 품질에 따라 초임 공무원의 자질이나 능력, 됨됨이까지 평가하는 일종의 ‘악습’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동료가 시보 떡으로 백설기를 돌렸는데 사무실 쓰레기통에서 이를 발견하고 밤새 울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전 장관은 “젊은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정부혁신 어벤져스’와 소통을 강화하고, 각 기관의 조직문화 개선 활동과 성과를 공유하는 ‘혁신 현장 이어달리기’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각 기관이 조직문화 개선에 힘쓸 수 있도록 조직문화 진단·컨설팅과 같은 체계적인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전 장관은 이어 “이제 막 공직사회에 첫발을 뗀 새내기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앞장 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보 떡 문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