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시보떡 철폐 선언…“불합리한 관행 없애야”

입력 2021-02-19 14:28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혁신 어벤져스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새내기 공무원들의 고민거리이자 공직사회의 ‘악습’으로 지목된 ‘시보 떡’ 돌리기 문화를 철폐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장관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른바 시보 떡이 조직 내 경직된 관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새내기 공무원분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어 “새로운 출발이 기쁨과 응원이 아닌 부담과 상처가 된다면 이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며 “행안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타파하고, 합리적인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시보(試補)는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이전에 일정 기간 거치는 시험 기간 중의 공무원 신분을 뜻한다.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정식 공무원으로 임명된다. 보통 6개월의 시보 기간을 마친 초임 공무원이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는 의미로 떡을 돌렸는데 이것이 일종의 공무원 사회의 문화로 정착되면서 ‘시보 떡’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최근엔 떡뿐만 아니라 쿠키, 빵, 수제청 등 여러 가지 먹거리를 답례품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문제는 시보 떡의 가격대나 종류, 품질에 따라 초임 공무원의 자질이나 능력, 됨됨이까지 평가하는 일종의 ‘악습’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동료가 시보 떡으로 백설기를 돌렸는데 사무실 쓰레기통에서 이를 발견하고 밤새 울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전 장관은 “젊은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정부혁신 어벤져스’와 소통을 강화하고, 각 기관의 조직문화 개선 활동과 성과를 공유하는 ‘혁신 현장 이어달리기’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각 기관이 조직문화 개선에 힘쓸 수 있도록 조직문화 진단·컨설팅과 같은 체계적인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전 장관은 이어 “이제 막 공직사회에 첫발을 뗀 새내기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앞장 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보 떡 문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