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관 관객 6000만명↓ 신음

입력 2021-02-19 12:46
한산한 영화관.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영화관 관객 수가 6000만명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9일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발표하고, 지난해 극장 전체 관객 수가 5952만명으로 전년보다 73.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최저치다. 극장 관객 수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1억명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억명대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전례 없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0년대 들어 꾸준히 4회 이상을 유지했던 인구 1인당 극장 관람 횟수도 1.15회로 떨어졌다. 매출액은 2005년 이후 최저치인 5천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73.3% 감소했다. 매출액 기준 박스오피스 1위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직전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로 매출액 412억원, 관객수 475만명을 기록했다. 2위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386억원, 436만명), 3위 ‘반도’(331억원, 381만명), 4위 ‘히트맨’(206억원, 241만명), 5위 ‘테넷’(184억원, 199만명) 등이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68%로 10년 연속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보다 높았다.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든 외국영화는 ‘테넷’이 유일했다.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은 CJ ENM이 17.6%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롯데(14.9%), NEW(10.5%) 등의 순이었다.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 29편의 추정 수익률은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평균 수익률은 -34.1%로 잠정 집계됐다. 상업영화 수익률은 2018년 적자에서 지난해 10.9%로 흑자 전환을 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텐트폴 대작 영화들이 사라지면서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완화됐다. 일별로 상영점유율 1위 영화가 80%를 넘은 날은 하루도 없었으며, 70%를 넘은 날이 7일, 60%를 넘은 날이 22일로 모두 전년 보다 감소했다.

독립·예술영화계 역시 신음했다. 이 분야 관객 수는 46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76만명으로 16.3%에 머물렀다. 1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기기괴괴 성형수’ 한편에 불과했다.

스크린 ‘여풍’을 증명하는 수치도 확인 가능하다. 지난해 실개봉작은 165편 가운데 여성 감독은 38명으로 전체 감독의 21.5%를 차지했다. 여성 스텝의 참여율은 제작자 50명(25.6%), 주연 67명(42.1%), 각본가 43명(25.9%), 촬영감독 19명(8.8%)으로 전년보다 대부분 여성 비중이 대부분 상승했다. 한국영화 흥행 순위 30위 영화 중 작품 속에서 여성이 얼마나 빈번하고 주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인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총 15편(53.6%)으로 전년도 보다 증가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