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3년만에 단죄…용화여고 前 교사 1심서 법정구속

입력 2021-02-19 11:58
'스쿨미투' 당시 용화여고 학생들이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만든 포스트잇 응원 문구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여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교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마성영 부장판사)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전직 용화여고 교사 A씨(57)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1년 3월∼2012년 9월 학교 교실과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신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고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다”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 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교육자로서 임무를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2018년 3월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회’를 꾸리고 SNS 등을 통해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검찰은 같은 해 12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A씨에게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진정서를 내자 추가 보완 수사를 한 끝에 지난해 5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