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승인액 2개월 연속 감소… 내수·고용 불확실성 수개월째 빨간불

입력 2021-02-19 10:47

카드 국내 승인액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내수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다. 정부는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축 등으로 실물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제조업‧투자가 개선됐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3차 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위축이 이어지고 고용 지표가 크게 둔화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난해 3월이다. 5월 그린북에서는 생산·투자·소비 등 산업 활동지표 ‘트리플 증가’를 이유로 해당 표현이 빠졌지만, 그 다음 달 다시 등장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진단처럼 최근 수출 등 산업활동 관련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주요 소비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광공업생산은 3.4%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정보기술(IT) 수출 개선과 조업일 증가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액을 기준으로도 6.5% 늘어난 2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1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2.0% 줄었다. 지난해 12월(-3.9%)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다. 카드 국내 승인액이 두달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타격이 시작됐던 지난해 3월(-4.3%)과 4월(-5.7%) 이후 9개월 만이다. 대면소비가 어려워지면서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6.7%, 12.4% 하락했고,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는 98.5% 급감했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작년 1월 대비 기저효과와 신차효과, 영업일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고, 비대면 소비 규모를 반영하는 온라인 매출 규모도 18.1% 뛰었다.


고용 지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오름세이지만 상승폭은 줄었다. 지난달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0.79%, 전세가격은 0.71% 상승해 각각 전월(0.90%, 0.97%)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대외적으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주요국의 실물지표 개선세가 다소 약화됐으나, 최근 글로벌 확산세 둔화, 백신 접종 확대, 주요국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 등으로 경제회복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계층 추가지원 및 사각지대 보강, 고용시장 안정 대책 마련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