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도시 광주의 상징’…디지털 트윈 햇빛발전소

입력 2021-02-19 09:46 수정 2021-02-20 09:56

컴퓨터 가상세계에 현실과 똑같이 만든 ‘디지털 트윈’과 하늘 위 4차 혁명을 이끄는 ‘드론’이 태양광 발전에 활용된다.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쌍둥이 세상을 SF영화처럼 클릭 한번으로 오가며 추진하는 전국 최초 태양광 발전사업이다.

입체 영상을 실현한 3D 기반 가상세계에서 일사량 등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 도면을 작성한 뒤 최적의 발전·미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광주시는 “제2순환도로 37.66㎞ 구간의 방음 터널 등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현실 속 도로, 터널, 태양광 패널(집광판) 등을 단순 영상 이미지로 촬영하는 수준을 넘어 첨단 장비를 탑재한 드론을 띄워 인공지능 원격 탐사 등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드론이 상공에서 수집한 각종 지형 정보 등을 드론 스테이션을 거쳐 컴퓨터에 전송하면 인공지능이 3D 입체 지도로 세운 가상세계에서 태양각에 따른 음영지역 등을 정밀 분석한다.

지능화된 영상자료를 토대로 일조권, 조망권, 녹지면적 등 시설 관리에 적합한 현실공간을 찾고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흔히 접하는 주요 포털 사이트 위성사진과 거리뷰 영상 등은 사전 입지 환경조사 기본자료에 불과하다.

시는 건물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태양광 산출량, 옥상 난간 높이 등 주변여건을 고려해 태양광 시설을 가동하는 차원 높은 시도라고 밝혔다.

가상세계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 ‘디지털 트윈’을 기본으로 드론·인공지능이 삼위일체를 이룬다는 의미다.

연중 태양광 발전량은 월별로 편차가 크다. 추위와 더위가 심한 11월~2월, 7~8월보다 3~6월과 9~10월에 상대적으로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여름, 겨울이 낮고 봄, 가을에는 높은 갈매기 날개 모양 패턴이 일반적이다.

시는 드론이 수집한 지형 정보와 인공지능이 자동분석한 3차원 영상자료가 태양광 발전소 유지·보수뿐 아니라 재난재해 예방·미세먼지 관리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소는 제2순환도로 터널 지붕 등에 연간 67.3㎿ 생산용량, 공공 유휴부지 46개소에 7.4㎿ 규모를 갖춘다. 실제 드론 비행을 통해 살펴본 결과 시범구역인 남구 진월동 대주파크빌 앞 방음 터널의 경우 태양광 패널 면적이 984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시는 이곳에서 540여 가구가 동시에 사용하는 시간당 149만㎾ 전력을 연중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 했다. 23만7816그루의 나무를 심는 대기 개선 효과도 거두게 된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모듈의 경사·방위각도는 물론 방향·높이·이격거리·인버터 위치·손실율 등을 효율적으로 산정해 설치공사·운영비도 획기적으로 아끼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18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광주형 인공지능-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후 제2순환도로 현장을 방문해 구체적 추진계획을 점검했다.



이날 설명회는 광주지역에 본사를 둔 강소기업 ㈜공간정보가 주도했다.

그동안 건설·도시계획·산단·대학 캠퍼스 등에서 디지털 트윈 역량을 연마해온 이 회사는 딥 러닝, 인공신경망, 인지컴퓨팅 등과 접목한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다.

2020년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건설현장 원격관리 및 실시간 데이터전송·인공지능 분석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 회사의 드론은 1회 비행·촬영을 통해 65㏊의 광활한 면적에서 태양광 패널·모듈을 점검해 300명의 인력과 동일한 일을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다.

김석구(55) 공간정보 대표는 “고품질 디지털 트윈 구현과 드론·인공지능으로 세운 햇빛 발전소가 가동되면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