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승에 고추가루 제대로 뿌린 신지현의 위닝샷

입력 2021-02-18 21:22 수정 2021-02-18 21:23
하나원큐 신지현이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 리브 모바일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4쿼터 마지막 위닝샷을 해내고 있다. WKBL 제공

부천 하나원큐가 아산 우리은행의 시즌 우승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경기 내내 부진했던 하나원큐 에이스 가드 신지현이 4쿼터 종료 3.2초를 남기고 64-64 동점 상황에서 ‘위닝샷’을 만들어내면서다.

하나원큐가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 리브 모바일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66대 64로 승리했다. 하나원큐는 시즌 10승 19패를 기록하며 5위를 유지했다. 승리와 상관없이 4위 용인 삼성생명과는 2.5경기 차로 하나원큐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21일 부산 BNK썸전에서도 패배하는 변수와 함께 KB스타즈가 나머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우승팀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우리은행이 손쉽게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시즌 첫 대결에서의 승리를 제외하고 4연패를 당한 하나원큐가 5라운드 이후 달라졌다. 5라운드 전까지 평균 득점 60점대에 머물며 9연패에 시달렸던 하나원큐는 5라운드부터 5승 1패를 달성했다. 평균 득점은 70점대까지 치솟은 상황이었다. 4쿼터 26.6초를 남겨두고 우리은행 박혜진이 64-64로 동점을 만들어서 따라갈 만큼 경기는 팽팽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하나원큐 포워드 강유림이 19득점 8리바운드로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했다. 이 중 16득점을 3점 슛 4개와 함께 1쿼터에 기록했다. 강이슬은 3점 슛 2개를 포함한 20득점 7리바운드를 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그는 시즌 3점 슛 60개를 기록하면서 리그 전체 1위를 탈환했다.

부천 하나원큐 선수들이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 리브 모바일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주인공은 신지현이였다. 3.2초를 남기고 64-64 상황에서 골 밑 돌파와 레이업으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신지현은 위닝샷으로 전반 내내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부진을 한 번에 만회했다. 신지현은 총 17번의 슛 시도에 단 3번만을 성공할 정도로 이번 경기 컨디션이 안 좋았던 상황이었다.

우리은행 에이스 박혜진은 3점 슛 4개를 포함해 31득점 기록을 작성하는 등 전체 득점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여를 했지만, 팀 분위기를 바꿔내지 못했다. 팀 에이스였던 박지현과 김소니아의 부진이 뼈아팠다. 김소니아는 8득점 박지현은 9득점에 그쳤다. 팀 내 득점과 리바운드를 담당했던 두 선수는 시즌 우승이라는 벽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나원큐 포워드 강유림이 1쿼터에서만 3점 슛 4개를 꽂아 넣고는 스틸에 이은 속공까지 선보이면서 16득점을 해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박지현과 박혜진은 각각 2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키며 맞불을 놓았다. 2쿼터에선 양 팀의 3점 슛과 페인트 존 득점이 모두 침묵했다.

2쿼터에서 박지현이 2개의 블록과 7개의 리바운드를 만들어내며 하나원큐의 골 밑 득점을 묶었다. 우리은행이 2점을 더 만들어내면서 32-32 동점을 해냈다. 3쿼터에선 우리은행의 골 밑 득점이 살아났다. 식스맨 최은실이 골 밑 돌파로 3개를 만들어내고 박혜진이 기회 때마다 3점 슛과 돌파에 모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하나원큐 신지현과 강이슬이 돌파에 이은 반칙유도로 얻어낸 자유투로 우리은행을 다시 따라잡는 양상이 이어졌다.

이제 시선은 21일 열리는 우리은행의 BNK썸전으로 쏠린다. 리그 최하위에 있는 BNK썸은 7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약체이지만 승부를 지켜봐야 한다. KB스타즈가 우승하는 이변이 펼쳐질지 예상대로 우리은행이 시즌 우승을 가져갈지 주목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