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첫 TV토론 후 “오해를 푸는 좋은 기회”라고 자평했다. 금 후보는 “안 후보도 열심히 잘 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조금 더 잘하지 않았나 한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토론 후 누가 더 우위를 점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토론이라는 것이 특별하게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며 “누가 더 진정성 있고 정직한가, 누가 능력이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 그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또 “(금 후보와) 특별히 이견이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워낙 오래 떨어져 있던 관계이다보니 오해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설명하고 오해를 푸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금 후보가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그를 도왔지만, 2014년 7·30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틀어져 정치적으로 안 후보와 멀어졌던 상황에 대한 말이었다.
금 후보는 “어떤 식으로 (문재인정부를) 심판할 것인가,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 어떤 면을 가지고 정부의 모순을 지적할 것인가 하는 것이 토론의 초점이었을 것”이라며 “그 점에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나 한다”고 주장했다. 추가 토론 일정에 대해선 “방금 25일 토론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안 후보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날 금 후보는 안 후보와의 토론에서 “판을 확 갈아엎어야 한다. 낡은 방식으로는 못 고친다. 누구와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강점을 띄우는 데 주력했다.
이날 토론 후 19대 대선 당시 안 후보와 경쟁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서울시는 말 잘 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 하는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안 후보의 말은 기막힌 레토릭”이라며 “지난 대선 때 ‘안 초딩’(안철수+초등학생)이라고 놀렸던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결단력도 돋보이고 압축된 언어 사용 능력은 대단한 진전”이라고 치켜세웠다.
안 후보는 2017년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를 향해 “제가 갑(甲)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가 되레 역효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홍 의원은 안 후보를 향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토론에서 마치 어린애가 칭얼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토라진 초등생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