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대급 한파에 바다거북 ‘기절’ 속출… 4500마리 구조

입력 2021-02-18 17:12
트위터 캡처

미국을 강타한 기록적 한파로 텍사스주 해변에서 바다거북 수천마리가 발견됐다. 기절한 바다거북은 긴급하게 구조됐다.

평소 겨울에도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텍사스주의 기온은 30여년 만에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져 정전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바다거북도 급작스런 한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한파로 동물원이나 영장류 보호구역에서 군함새, 침팬지, 원숭이, 여우원숭이 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17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에 체온이 낮아진 바다거북들이 수영하고 먹는 능력, 물 위로 올라오는 힘을 잃고 기절한 상태로 해안가로 밀려왔다.

추위로 얼어붙어 활동을 멈춘 바다거북. 미국 연방 어류·야생동물관리국 트위터 캡처

미국 텍사스주 해변에서 기절해 있는 바다 거북들. 트위터 캡처

텍사스주 사우스파드리섬에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바다거북’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기절한 바다거북 수천마리를 차량에 싣고 사우스파드리섬 컨벤션센터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장 등으로 옮겼다.

구조된 바다거북들은 사우스파드리섬 컨벤션센터를 빼곡히 채울 정도였다. 이 가운데 150살이 넘는 바다거북도 있었다. 단체 활동가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바다거북의 치료와 재활을 돕고 있다. 해안을 수색하거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다른 바다거북이 없는지 찾고 있다.

사우스파드리섬 컨벤션센터를 채운 바다거북의 모습. 연합뉴스

바다거북은 외부 기온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냉혈동물이다. 수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체온이 떨어져 생활력이나 운동 능력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수면 위를 떠다니다가 다른 동물의 위협에 노출되고, 해변으로 쓸려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 ‘바다거북’의 사무총장 웬디 나이트는 “최근 몇십년 내에 가장 많은 바다거북이 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개체 수에 영향을 줄 정도”라며 “회복한 거북이들은 오는 20일쯤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