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남성 6시간 수영했다” 軍 발표…‘8도에서 2시간 생존’인데

입력 2021-02-18 16:22

지난 16일 북한 남성이 잠수복을 입고 6시간 동안 바다를 헤엄쳐 월남했다는 군 당국의 발표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해수 온도가 약 8도였고, 이런 환경에선 잠수복을 착용해도 2시간 남짓밖에 생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군 당국이 미국 해군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해수 온도에 따른 생존 가능시간’ 자료를 보면 방수복을 착용해도 해수 온도 8도에서는 생존 가능시간이 2시간 15분이다. 6도일 때는 1시간 45분, 7도라면 2시간에 불과하다. 8도에서 의식이 지속되는 시간은 45분 정도로 더욱 짧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남성이 일명 ‘머구리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6시간가량 바다를 헤엄쳐 통일전망대 부근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저희가 최초 가진 데이터로는 그 수온(8도)에서 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약간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옷에, 그 안에 완전히 물이 스며들지 않게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방수잠수복(드라이슈트) 안에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체온만 유지할 수 있다면 해수 온도 8도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사건이 발생한 육군 22사단에서 16일 새벽 1시 20분쯤 최초로 CCTV 등 감시장비에 북한 남성이 찍혔는데도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경위도 의문이다. 군에 설치된 과학화경계시스템 장비는 CCTV에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면 소초(소대본부) 상황실 컴퓨터 모니터에서 알람이 울리도록 설계돼있다. 알람을 꺼 놓거나 소리를 줄여놨다면 못 들을 수 있다. 군은 이런 가능성 등을 포함해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