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2 딸 앞에서 흉기로 아내 살해한 40대, 징역 12년

입력 2021-02-18 16:21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등학생 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흉기로 17차례 찔러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지난해 9월 7일 0시24분쯤 자택에서 아내 B씨(40)와 다투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흉기로 17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부검 결과 B씨는 아래턱에 골절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상태에서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A씨는 자해를 시도했다고 전해진다.

A씨는 2019년 9월 B씨가 자신 몰래 지인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B씨와 자주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A씨의 딸은 현재 할머니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딸은 선고 공판이 열리기 전 “아버지를 선처해 달라”는 편지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의심해 다투다가 범행했다”며 “범행 경위를 보면 죄질이 매우 나쁘고 수법도 잔혹하다”면서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생인 딸은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봐 평생 극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부 사이 갈등을 자녀의 면전에서 살인으로 끝맺음한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 직후 딸을 통해 신고해 자수했고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반성했다”면서 “과거 부부 상담을 받는 등 피해자와의 불화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소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