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감염실험 18세 자원자 “아플지라도 가치있을 거야”

입력 2021-02-18 15:45
코로나19 인체감염 실험에 자원한 알라스테어 프레이저-어커트(18). 영국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캡처

영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신체를 일부러 노출시키는 실험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자 18세 자원자가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수백만원의 실험 보상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류를 위한 도전이라는 의미다.

영국인 알라스테어 프레이저-어커트(18)는 18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해 “맞다. 그것에 대한 치료제가 현재 없다”면서도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이 클지라도 (실험에 따른) 이득이 훨씬 클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지난 17일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신체를 노출하는 실험을 승인했다. 이르면 이달 안에 건강한 18∼30세 자원자 9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 프레이저-어커트도 자원자 90명 중 하나다. 런던 로열프리병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된다.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지난 17일 사우스웨일스의 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를 찾아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그는 실험 참가 대가로 4500파운드(약 690만원)를 받는다. 하지만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면서 “돈을 받으려고 실험 대상자로 손을 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교 졸업생인 그는 실험을 마치고 오는 9월부터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바이오의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에 필요한 바이러스의 최소량을 측정하고 백신 개발에 이용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는 임상기업 ‘에이치비보’(hVivo)의 앤드루 캐치폴 박사는 인체 감염 실험의 의미를 두고 “우리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그것(정보)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실험에서 자원자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심각한 상황에 놓이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자원자를 엄격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