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해외 도주를 시도했다가 해상에서 붙잡힌 후 종적을 감췄던 두바이 통치자의 딸이 자신이 인질로 잡혀있다며 호소했다.
그의 아버지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2)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두바이 군주이다.
영국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방영한 다큐멘터리 ‘사라진 공주’에서 지난 2년간 비밀리에 녹화한 영상을 공개했다.
1985년 생으로 올해 36세인 라티파 공주는 영상 속에서 “지금 나는 화장실에서 녹화하고 있다. 문을 잠글 수 있는 장소가 이곳이 유일하기 때문”이라면서 “나는 인질로 잡혀있다. 자유롭지 못하다. 이 감옥에 갇혀 있고, 내 삶을 내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BBC는 라피타의 핀란드인 친구 티나 야우히아이넨이 폭로 영상을 제보했다고 설명했다. 야우히아이넨은 2018년 미국으로 향하던 배를 타고 도망치려고 한 라티파를 도와준 인물이다.
탈출이 실패로 돌아간 후 야우히아이넨은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단체 ‘라티파에게 자유를’을 설립했다. 이번 영상 역시 셰이크 무함마드에게 라티파를 석방하라고 압박하기 위해 라티파의 외사촌, ‘라티파에게 자유를’ 측과 함께 영상 공개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셰이크 무함마드 측은 이 같은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며 “아이들과 관련된 아주 개인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라티파가 조울증을 앓고 있어서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유엔은 라티파의 영상을 분석한 후 인권위원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UN Working Group on Arbitrary Detention)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