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승은 다저스? 김하성 ‘반전의 카드’ 될까

입력 2021-02-18 06:00
김하성이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새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에이스펙코퍼레이션 제공

김하성(26)의 새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올겨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팀이다. 목표는 월드시리즈 첫 우승. 미국 언론들은 샌디에이고의 올해 전력을 구단 사상 최강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정복 가능성을 놓고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체로 LA 다저스의 2연패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샌디에이고는 ‘2인자’ 전망을 뒤집을까.

미국 스포츠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17일(한국시간) 2021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파워 랭킹에서 다저스를 1위, 샌디에이고를 2위로 예측했다. 이런 분석은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처럼 미국의 다른 매체에서도 대체로 유사하게 나오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안에서 경쟁하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중 마지막 생존자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것이라는 관측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디비전 시리즈에서 다저스에 3전 전패를 당하고 탈락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다저스의 몫이었다.

샌디에이고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그야말로 절치부심의 행보를 펼쳤다. 가장 신속하고 과감하게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다르빗슈 유,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블레이크 스넬을 각각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고 2010년대 최고의 ‘클로저’ 중 하나로 꼽히는 베테랑 우완 마이크 멜란슨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불러들였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노크한 김하성과 계약해 이미 최강으로 평가됐던 내야진을 보강했다. 이런 샌디에이고를 놓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구단 역사에서 가장 재능 있는 팀”이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강화된 전력도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 앞에서는 저평가된다. 올해에도 클레이튼 커쇼와 동행할 다저스의 최강 선발진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트레버 바우어의 합류로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지난해 다저스로 입단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우려해 한 시즌 동안 출전을 포기했던 베테랑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의 복귀도 예정돼 있다.

적어도 마운드 전력만 놓고 보면 샌디에이고보다 다저스의 우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안타깝게도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가장 좋은 팀은 아니다”라며 다저스의 우승 전망에 힘을 실었다. 샌디에이고가 이런 전망을 뒤집기 위해서는 결국 마운드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다저스와 투수 간 전력에서 균형을 이룬다면 샌디에이고의 승산은 높아진다. 내야진에서 보직을 확정하지 않은 김하성이 ‘반전의 조커’로 등장하는 그림도 그려볼 만하다. 김하성은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2년 연속으로 ‘100타점-100득점’(올해 109타점-111득점) 고지를 밟은 2루수 자원이다. 유격수·3루수 역할도 가능해 포지션을 변경하는 ‘유틸리티 내야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하성과 주 포지션이 2루수로 겹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공동 2위에 오른 내야수다. 1루수·유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하성과 크로넨워스 사이에서 주전 경쟁이 치열할 수 있지만, 그만큼 샌디에이고의 내야진은 단단한 내구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샌디에이고의 유격수는 지난해 신인왕 투표 3위에 오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는 올스타만 4차례 선정된 매니 마차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