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완패한 흥국생명 김연경(33)은 코트를 나서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경과 선수들은 이날 경기 종료 후 회복 훈련도 하지 않고 코트를 떠났다.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에 패했다.
경기 전부터 무거운 표정으로 경기장에 들어선 흥국생명 선수들은 지난 5일 GS칼텍스전, 11일 도로공사전과 마찬가지로 힘을 전혀 쓰지 못했다.
김연경은 팀내 최다인 12점을 득점하며 분투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이 1~3세트를 통틀어 획득한 점수는 불과 41점이었고, 75점을 내줬다. ‘34점 차이’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다.
흥국생명은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이탈한 가운데 4연패 늪에 빠졌다.
박미희(58)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악의 상황이다. 경기력이 나아지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과도한 관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남은 선수들이 더는 다른 요인으로 방해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식적인 루머까지 들린다. 잘못한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지만 남은 선수들은 배구에 집중해야 하지 않느냐”며 “구단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우리 팀이 흔들리지 않게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