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의 영문 직책 표기를 의장·위원장을 뜻하는 ‘체어맨(Chairman)’에서 주석·대통령이라는 뜻의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정상국가 이미지 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에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을 다룬 영문 기사에 김 위원장의 직함은 ‘president of the State Affairs’로 번역됐다.
국가정보원도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영문 표기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프레지던트’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내적으로는 노동당 영도체제인 만큼 노동당 총비서 직책이 우선되지만, 대외 활동은 국무위원장 자격으로 하고 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도 국무위원장 자격으로 서명했다.
프레지던트 호칭은 김일성 주석도 생전에 사용했었다. 사실상 호칭 복원인 셈이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일반적 표현을 쓰는 등 정상국가 이미지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변화도 대다수 나라가 국가원수·정부수반의 호칭으로 프레지던트를 사용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있는 민주국가를 비롯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국가주석직의 영문 호칭은 프레지던트를 사용한다.
북한은 최근 남쪽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 명칭을 국방성으로 바꾸기도 했다.
지난달 노동당 제8차 대회장 정면에 기존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대신 당 상징 마크를 내걸고 폐막곡으로 일반 사회주의 국가에서 불리는 ‘인터내셔널가’를 선택한 것도 일반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