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가두방송에 나섰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16일 급성질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2세.
1980년 5월 평범한 무용 강사였던 전씨는 당시 광주 시내에서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을 알리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이끌었다.
당시 전씨는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며 시위 동참을 촉구했다. 또 계엄군을 향해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느냐”며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냐”고 외쳤다.
이 때문에 간첩으로 몰린 전씨는 계엄군에게 체포돼 고문을 당했고 평생 후유증을 앓아 왔다.
임종수 5·18평화연구원장은 별세 소식을 접하고 SNS에 추모글을 올렸다. 임 원장은 “5월 열사 전옥주 누님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빈다”고 밝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씨의 장남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나름 민주화 운동에 대해 안다고... 장남으로서 챙긴다고 했는데... 아무 의미가 없네요”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악몽에서 벗어나 편히 쉬세요”라며 “생전에 응원하는 이가 더 많아졌다는 걸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요”라고 전했다. 게시물을 통해 전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를 추모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전씨의 빈소는 경기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안장식이 열릴 예정이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