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효과’ 러시아 백신, 영국발 변이에도 효과 있다

입력 2021-02-16 23:08 수정 2021-02-16 23:22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포사다스 병원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개발한 2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면역 효과를 보였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졸속 개발 논란이 일었던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가 국제 학술지 논문을 통해 안정성과 효능을 입증한 데 이어 또다시 전해진 반전 결과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날 자국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권리보호·복지감독청 산하 국립바이러스·생명공학연구센터 ‘벡토르’ 소속 전문가들의 특별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보도했다. 스푸트니크V는 물론이고 ‘에피박코로나’도 영국발 변이에 면역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백신 접종자들로부터 채취한 혈청을 이용한 중화반응에서 면역효과가 검증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종자들의 혈청 항체는 기존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영국발 변이도 효율적으로 중화시켰다고 부연했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학센터가 지난해 8월 개발해 세계 최초로 자국 정부 승인을 받은 백신이다. 에피박코로나는 벡토르 센터가 개발해 지난해 10월 정부 승인을 받은 두 번째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이다.

스푸트니크V의 경우 1·2단계 임상만 거친 뒤 러시아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졸속 개발 논란이 계속돼왔다. 보통 3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국제 백신 개발의 관례를 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일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학센터의 데니스 로구노프 박사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랜싯에 스푸트니크V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91.6% 예방할 수 있다는 3상 중간분석 결과를 게재하면서 러시아 백신에 대한 국제 여론도 반전됐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