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과 관련해 법원의 일반 직원도 작심 비판에 나섰다. 이 직원은 법원 내부를 향해 “침묵으로 일관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16일 한 재경지법의 보안관리대 직원으로 근무하는 A씨(6급 주사)는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법원에 들어와 한마디 하자 이에 화답해 검찰이 법원을 향해 칼춤을 추게 한 대법원장을 이전까지는 보지 못했다”며 “사법부를 정권의 제물로 바치겠다는 인식으로 사법부 독립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이런 최악의 대법원장은 처음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했다는 대법원장의 이중 거짓말은 사법의 신뢰를 스스로 붕괴시켰다”며 “탄핵하자고 설치는데 사표를 어떻게 수리하겠냐는 대법원장 말씀은 사법부를 정권의 제물로 바치겠다는 인식으로 사법부 독립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덧붙였다.
A씨는 법관 인사도 성토했다. 그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법원장 인사와 수석부장 인사 그리고 중요 재판부 인사는 ‘자기 사람 심기 인사’고 ‘자기편 사람 심기 인사’라고 볼 수 있는 코드 인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을 맡고 있는 윤종섭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조국 전 장관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김미리 부장판사의 잔류를 두고 통상적이지 않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는 법원 내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2018년 ‘사법농단’ 당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었던 판사들과 단식농성을 벌였던 법원 노조를 겨냥해 “현재의 침묵은 실종 선고된 양심과 썩은 정의의 발로”라며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선택적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고 적었다.
김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코트넷 글은 이번이 네 번째다. 다만 앞선 글들에는 큰 호응이 뒤따르지는 않는 상황이다. 일선 법관들 가운데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