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당정 갈등을 부각시키려는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렇게 질문하지 마시라” “그런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홍 부총리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야당 의원 질의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전 국민 지원을 위해 추경을 또 할 것이냐’고 묻자 “그런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응수한 것이다.
앞선 질의에서 “전 국민에게 드리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답한 홍 부총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느냐는 질의에 “제 생각을 다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추 의원이 “반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고 하자 홍 부총리는 “그렇게 질문하지 마시라”고 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 다음 질의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은 홍 부총리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부총리님 답변 태도가 그게 뭐냐. 동료 의원이 다음에 추경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답변하지 않겠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하겠다고 해서 추후 코로나19 피해 규모를 보고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을 하겠느냐고 묻는데 그렇게 답변하느냐”며 “여당에서 여기에 얻어터지고 저기서 터진 것을 분풀이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말라”고 항의했고 김 의원도 “훈계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답변을 못 하면) 부총리 그만두셔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갈 것 같고 세계적 흐름이 어떻게 될지 파악하고 있어야지, 선별적 지원을 하더라도 어디가 대상인지 정리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총리 답변은 나도 할 수 있다. 검토가 안 돼 있다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다”며 “3월에 추경안을 제출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맞섰다. 이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정확히 말씀드렸다”면서 “정책 내용을 여쭤보시라. 그런 식으로 질문하지 말라. 국민이 다 보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재차 사과를 요구했지만 홍 부총리는 “사과할 일은 없다”고 거부했다. 그는 “당정협의에 대해서는 답변을 삼가는 것이 맞는다고 했는데 계속 여쭤봐서 답변을 드린 것”이라며 “의원님께서 짜증을 내면서 (답변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잘못됐다”고 했다.
서 의원이 “추경을 또 할 것이냐고 질문한 것에 대해서 그런 질문이라면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한 데 대해서도 홍 부총리는 “다시 여쭤봐도 저는 똑같은 대답”이라고 맞섰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