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기안84, 부동산 풍자 “기만이 돼버렸다” 고백

입력 2021-02-16 14:54 수정 2021-02-16 16:00
유튜브 '침착맨' 캡쳐.

웹툰 작가 기안84가 웹툰 연재와 관련해 “이제 힘들다”는 심경을 전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그렸다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도 “이제는 나도 잘 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니까 약자 편에 서서 그림을 그린다는 게 기만이 되더라”고 털어놨다.

15일 웹툰 작가 이말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기안84 인터뷰 1부-이제 웹툰이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이말년과 주호민은 평소 절친한 기안84 작업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기안84는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 부동산 정책을 풍자하는 내용을 웹툰 ‘복학왕’에 담았다가 화제가 됐던 것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20대 때는 나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찾아 헤맸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잘 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니까 약자 편에 서서 그림을 그린다는 게 기만이 되더라”며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이야기도 그려야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침착맨'

이에 이말년과 주호민이 “차기작은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이야기냐”고 묻자 그는 “이제 차기작은 없다. 모르겠다. 이제 나는 만화가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은퇴 선언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정말 연재한다는 거 좋다. 이제 10년 했다. 삶이 없고 힘들다.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좀 있으면 40이니까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웹툰 '복학왕' 326화 일부 장면. 네이버 웹툰

앞서 기안84는 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 ‘복학왕’을 통해 수차례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를 꼬집는 장면을 그려 화제가 됐다. 이에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반응과 ‘과도하게 정치를 풍자했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이런 가운데 기안84가 2019년 서울 송파구 석촌동 소재의 상가건물을 약 46억원에 매입해 1년도 안 돼 약 14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물주가 왜 이런 걸 그리느냐. 수혜자는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