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자국으로 돌아온 브라질인들이 철수 결정을 후회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초반 대규모 희생이 있었지만 결국 방역에 성공한 우한과 달리 지금도 악화일로를 걷는 브라질 상황에 혀를 내두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현지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당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브라질로 귀국한 34명 중 대다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에서 모델로 활동하는 아드리엘리 에게르는 “철수한 사람 대다수가 브라질 상황이 이렇게 될지 알았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광업 종사자 비토르 캄푸스도 “중국 당국은 필요하면 모든 것을 과감하게 봉쇄하는 등 일관성 있게 행동한다”며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총체적인 혼란이 계속되고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대화가 없으며 그 때문에 위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향해 가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면서 자국 방역 대응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2월 9일 공군기를 이용해 우한에서 58명을 데려왔다. 2∼12세 어린이 7명을 비롯해 브라질인 30명, 브라질인과 결혼한 중국인 4명, 의료진 14명, 공군기 승무원 8명, 취재진 2명 등이었다. 이들은 브라질에 도착하자마자 중서부 고이아스주에 있는 아나폴리스 공군기지에 수용됐고, 보름간 격리된 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각자 고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우한시가 지난해 1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76일 동안 전역을 봉쇄한 끝에 확산세를 통제한 반면 브라질은 줄곧 팬데믹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부인하거나 마스크 착용 같은 기본적인 방역조치를 무시하다 확진됐고, 그 뒤로도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악어로 변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다. “우한에 그대로 있는 게 더 나았다”는 후회와 분노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986만6710명, 사망자는 하루 새 601명이 추가된 23만9895명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