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조직위원장 물색 난항… 유력 후보 성추행 전력

입력 2021-02-16 06:00 수정 2021-02-16 09:39
모리 요시로(왼쪽)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상. AFP뉴시스

여성에 대한 멸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후임으로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 담당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인 하시모토 담당상은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받은 적이 있어 후임 인선 작업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도쿄 조직위는 15일 모리 위원장의 후임을 선정하기 위한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이사회는 조직위 이사 중 적합한 인물을 위원장으로 선임할 권한을 가진 조직이다. 해임을 포함한 인사 전권을 가지고 있다. 일본 언론의 전망을 종합하면, 새 위원장 후보로 빙속 선수 출신인 하시모토 담당상, 수영 선수 출신 고타니 미카코 조직위 스포츠 디렉터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그중 하시모토 담당상을 지목하며 “차기 위원장의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하시모토 담당상은 지난 14일 일본 중위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조직위원장 후보 물망에 대해 “보도 내용을 알지 못한다. 조직위 합동 간담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하시모토 담당상의 7년 전 성추행 논란이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참의원 시절이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을 마친 뒤 일본 선수단 파티에 참석해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 순간이 일본 주간지 사진으로 공개돼 논란을 몰고 왔다. 당시 하시모토 담당상은 “강제 키스가 아니다. 임원과 선수는 외국 선수단과 교류가 많아 포옹이나 입맞춤에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의 이런 전력은 모리 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과 맞물려 논란을 키울 수 있다. 모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던 중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비판 여론을 자초했다.

모리 회장은 발언을 사과하면서도 회장직을 유지할 입장을 밝혔지만, 외신까지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에 합류하자 지난 12일 사퇴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올림픽을 7월에 제대로 개최하는 것이다. 그 준비에 내 거취가 방해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