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폭탄’ 예고에도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 역대 최고

입력 2021-02-15 17:29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등 대도시권에 ‘폭탄급’ 공급책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는 오히려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부동산원(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8일 조사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8.8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118.2)보다 0.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동산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매매수급 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에 가까우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비슷하다는 의미고, 100을 넘어서면 ‘수요 우위’로 본다.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2012년 7월 이후 가장 강했던 셈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124.9)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110.7)은 전주보다 소폭(2.3포인트) 내려갔다. 경기는 2019년 정부가 12·16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조이자 매매 수요가 서울에서 경기로 넘어오면서 2019년 12월에 100을 넘겼다. 2017년 7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었다.

경기는 이후에도 지난해 6·17대책과 7·10대책을 통해 과열 지역에 대한 규제가 가해졌으나 100 이상으로 ‘수요 우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첫째 주(107.4)부터 지난주까지는 쭉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역시 경기도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1.9로 나타났다. 지난해 8·4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7월 13일(113.1)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치 기록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2·4대책 영향으로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동안 상승 폭이 높던 일부 지역은 관망세를 보이며 아파트값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주 부동산원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0.33% 상승으로 3주 연속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기도 하다.

비수도권에서도 매매수급 지수는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 전국의 매매수급지수 역시 115.0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산(112.4)과 대전(116.5), 대구(122.2), 광주(104.1), 울산(108.4) 등 광역시와 충남(114.1), 충북(109.5), 경남(105.0), 경북(109.7), 전남(103.6), 전북(100.0) 등도 모두 100 이상을 기록하며 ‘수요 우위’를 보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