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심한 악취에…30년된 ‘미라상태’ 친모 시신 발견

입력 2021-02-15 16:42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약 30년 동안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미라 상태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3층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내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신고는 지난 10일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80대인 사망자의 아들이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 장례를 치르지 않고 약 30년 동안 시신을 옥상에 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은 지난 10일 오후 옥상을 치우던 청소업체 직원이 발견했다. 이 직원은 “심한 악취가 나는데 시신인 것 같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옥상에 있는 대형 고무통 안에서 발견됐는데, 발견 당시 미라처럼 ‘시랍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DNA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을 통해 사망자의 신원 등이 확인되는 대로 아들과 건물주인 손녀 등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 및 시점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사망이었다고 하면 사체유기죄 등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공소시효도 따져봐야 하는 만큼 시신이 방치된 기간 등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80세가 넘은 아들이 치매기가 있고,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접견이 쉽지 않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어 진실 규명 자체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