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의 성비오 10세 소 신학교가 이탈리아태권도협회와 협약을 맺고 사제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티칸 신학교의 태권도 수업 개설은 처음이다.
세계태권도연맹 관계자는 15일 “이탈리아태권도협회에서 파견된 유럽 태권도선수권대회 챔피언 레오나르도 바실레 코치가 매주 3차례 13~17세 학생들에게 태권도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며 “수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5개월째인 지난 8일 학생들의 태권도 실력을 평가하는 승급 심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승급 심사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교황청 대표로 한국을 찾았던 문화평의회 산체스 몬시뇰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학생들은 성공적으로 심사에 통과해 노란띠와 초록띠를 취득했다.
몬시뇰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어린 신학생들이 태권도를 통해 심신을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하고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와 이탈리아태권도협회 안젤로 치토 회장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연맹과 바티칸은 평화를 기치로 여러 차례 교류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조 총재는 몬시뇰 의장과 연맹 산하 태권도협회를 바티칸에 개설하는 데 긍정적인 교감을 주고받고 있으며 이미 210개국이 참여한 회원국으로 가입하길 희망하고 있다.
조 총재는 2017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명예 10단증과 함께 태권도 도복과 띠를 전달했다. 2018년 연맹 시범단은 교황청 초청으로 교황 주재 수요미사회가 열리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세계 1만명 이상의 신도와 관광객 앞에서 평화 시범을 선보인 바 있다.
연맹 시범단은 앞서 2016년 교황청에서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스포츠’를 주제로 개최된 ‘신앙과 스포츠에 관한 국제 컨퍼런스 개회식에 태권도 공연을 펼쳐 국제 인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