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한 빌라에 세살배기 딸을 버리고 가 결국 숨지게 한 20대 친모 A씨가 범행 당시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재혼한 남성 사이에 자녀 한 명을 두고 있다. 그가 딸을 빌라에 방치하고 집을 떠나던 지난 8월 뱃속에 품었던 아들이다.
당시 A씨는 이사를 가면서 가재도구 등을 모두 챙겨 나갔고 집 안에는 조금의 식량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남은 딸은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A씨가 범행 이전에도 딸을 혼자 두고 여러 차례 집을 비운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상습 아동 학대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A씨는 같은 빌라 아래층에 살고 있던 부모에게도 딸의 방치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숨진 딸과 함께 지내는 것처럼 태연히 가족들을 속여온 것이다.
앞서 여아의 시신은 A씨의 부모가 발견해 지난 10일 경찰에 신고했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전 남편과 오래전 헤어졌고 혼자 애를 키우기 힘들어 빌라에 남겨두고 떠났다”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죽었을 것이다. 전 남편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