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의용에겐 “한·미 동맹”, 황희에겐 “스포츠 인권” 주문

입력 2021-02-15 14:5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서 임명장을 주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한·미 동맹 강화를 주문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최근 배구계의 학교 폭력 사태를 의식한 듯 스포츠 인권 문제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는 자영업자 지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 뒤 환담에서 정 장관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할 기회”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바이든 신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주변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는데 한·일 관계 개선 등을 염두에 둔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어진 시간 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서두르진 말라고 당부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견 국가 외교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황희 장관을 향해 “체육 분야는 그동안 국민에게 많은 자긍심을 심어줬다. 하지만 그늘 속에선 폭력이나 체벌, 성추행 문제 등 스포츠 인권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이런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최근 프로 배구 선수들이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된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권칠승 장관에게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가 1차적으로 어려움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잘해왔다”며 “그런 역할을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잘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또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이 큰 숙제”라며 “중기부가 방안을 제안하고 각 부처가 지혜를 모아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앞서 세 장관이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려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평화가 일상화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또 한 번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개인적으로 대통령을 다시 가까이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했다.

황 장관은 “코로나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문화체육관광계가 피해를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장관은 특히 “‘문화 뉴딜’에 주력하겠다”며 “문화예술인의 인권 복지 등 여러 가지 인프라를 확충해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접촉면을 넓히고,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문화 뉴딜”이라고 했다.

권 장관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중소벤처기업이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자 주춧돌이 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 지원을 할 때는 사각지대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 앞서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장관 가족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정 장관 배우자에게는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 달라는 당부의 의미를 담은 비모란선인장을 전달했다. 황 장관 배우자에겐 역경에 굴하지 않는 힘을 뜻하는 캐모마일과 행복을 뜻하는 스위트피를 엮은 꽃다발을, 권 장관 부친에게는 보호의 뜻을 담은 말채나무와 희망의 뜻을 가진 개나리를 엮은 꽃다발을 건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