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롤모델’로 표현해 2차 가해 논란을 부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를 두고 여성단체가 사퇴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우 후보의 사과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우 후보 선거운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전 시장의 위력 성폭력 사건으로 발생하게 된 이번 보궐선거의 후보로 나서며, 위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규명과 피해자의 회복에 일말의 관심도, 감수성도 없는 우상호 후보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 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며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가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그는 “박 시장의 혁신정책을 배워야겠다는 정도지, ‘이분의 인생 전체가 내 롤모델이다’ 이렇게 돼 있지는 않다. 피해자도 위로하고, 유가족도 위로하고 싶었다”며 강변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위력 성폭력의 가해자가 된 전임 시장의 무책임한 말로로 인해 발생하게 된 선거가 이번 4·7 재보궐 선거”라고 환기하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의 귀책 사유로 잔여 임기 1년 남은 자리에 국민 세금 500여억원을 들여서 치르게 된 선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당의 민주적 절차도 훼손시키며 피해자의 물음과 외침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당헌을 바꿔 후보로 나온 자리”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단체는 재차 “마음 추스를 겨를도 없이 끝없는 피해 사실 부정과 가해자 옹호를 맞닥뜨리는 피해자의 심정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으면 그렇게 발언할 수는 없다”며 우 후보에게 후보 사퇴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