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은 없다…中왕이 “베이징올림픽 카운트다운 시작”

입력 2021-02-15 11:55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앞줄 오른쪽 8번째)와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30여개국 중국 주재 외교사절 및 고위급 외교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초청으로 지난 13~14일 장자커우 참관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주중 외교사절단을 이끌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현장을 참관했다. 국제사회의 보이콧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1년 남은 올림픽을 반드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30여개국 외교 사절과 고위 외교관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초청으로 지난 13~14일 올림픽이 열리는 장자커우를 참관했다. 이들은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프리스타일 스키 센터 등을 방문하고 조직위 측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절단은 “중국이 성공적인 올림픽을 다시 열기를 기대한다”며 “베이징 올림픽은 인류가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중대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참관 사절단에 미국과 영국은 없었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기념사진을 보면 왕 부장 바로 옆에 장 대사가 서 있다. 중국 정부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한국을 특별히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매우 중시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지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징 올림픽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으며 각종 기획과 운영 업무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베이징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은 각국 국민이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베이징 올림픽은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하나의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8일 중국 베이징 북서쪽 옌칭구의 국가 알파인스키 센터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치,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은 올림픽 개최 준비에 한창이다. 주요 경기장 건설도 지난해 말 대부분 마무리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이미 1년 연기된 도쿄 하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중국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실제 개최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지난달 베이징 올림픽 시설을 시찰했다. 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이 올림픽 개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가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최근 180개 인권단체가 각국 정상에게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데 대해 “이들 단체는 홍콩, 시짱(티베트), 신장 독립조직이거나 그들과 관련 있다”며 “숫자만 채운 오합지졸”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