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휩싸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이상 25세)의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15일 “이재영·이다영이 중학교 선수 시절 학교 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피해자들이 어렵게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밝혔다. 피해자들이 겪었을 그간의 상처와 고통을 전적으로 이해하며 공감한다”며 “구단은 배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망을 끼쳐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이재영·이다영)에 대한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며 “두 선수는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창시절 폭력을 폭로한 글은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 글에서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폭력 피해 사례를 21가지로 상세하게 적었다.
지난 13일에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추가 폭로가 한 포털 게시판에 공개됐다. 이 글의 작성자는 “자매가 틈만 나면 욕하고 툭툭 쳤으며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땐 부모님께 말해 단체로 혼나게 했다”며 “함께 생활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가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에 대한 징계 수위를 공개하면서 “이번 일을 거울로 삼아 배구단 운영에서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스스로를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 상처를 받은 피해자들과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여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사과를 거듭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