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들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맞아 새해 인사를 건넸다. 중국 매체들은 반중 감정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증거라며 춘제가 아시아 문화에서 세계적인 축제가 됐다고 자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춘제인 지난 1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들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설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들에 대한 인종 차별과 증오 범죄는 잘못된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춘제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팬데믹 책임을 중국에 돌린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유산을 끝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춘제 인사는 미국 엘리트들이 대중 정치에 있어 보다 합리적인 자세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프랑스어,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설날을 축하하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성공, 행복을 기원한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중국 춘제를 맞는 모든 이들에게 축원을 보낸다”며 “우리는 코로나19와 기후 변화 대응, 세계 경제 회복에 이르기까지 중국인들과 많은 과제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정상들의 발언이 보수적이고 극단적인 정치세력 사이에서 보편화된 반중 감정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춘제가 아시아의 특정 문화가 아닌 세계적인 축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이우 베이징대 교수는 “어려운 시기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공헌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책임감 있는 국제 행위자로서 중국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