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이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세계적인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29)가 최근 소속팀 부진과 맞물려 지탄을 받고 있다. 패스 등 기량 면에서는 분명 월등하지만 민첩성과 태클 등 취약점이 공략당하면서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알칸타라는 13일(현지시간)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원정 경기 중 1대 0으로 앞서던 후반 22분 리버풀의 진영 페널티박스 측면에서 레스터 공격수 하비 반스의 돌파를 막다가 늦은 반응으로 프리킥을 허용했다. 제임스 메디슨이 찬 이 프리킥은 레스터의 동점골로 이어지면서 리버풀에게 1대 3 대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했다. 리버풀은 이 경기 패배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가 13점까지 벌어졌다.
이 경기 패배 뒤 현지에서는 알칸타라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리버풀 지역언론 리버풀닷컴은 경기 뒤 분석 기사에서 “최근 일각에서 알칸타라가 리버풀 속도를 떨어뜨리거나 팀 스타일을 해친다는 비판을 하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태클은 정말 문젯거리”라고 지적했다.
일간 더타임스 역시 경기 분석 기사에서 “레스터는 민첩성이 떨어지는 알칸타라를 집중 공략했다”면서 “알칸타라는 반스가 페널티지역 가장자리에서 그와 알렉산더 아놀트 사이로 공을 빼내려 할 때 뒤늦게 반응했다”고 복기했다. 리버풀닷컴은 “알칸타라는 천재지만 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 태클)을 잘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일이 앞선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벌어졌다. 리버풀닷컴은 이 경기에서 알칸타라가 상대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에게 저질렀던 어설픈 태클을 지적하며 “엄청난 경험을 지닌 선수가 그처럼 나쁜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이제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리버풀에코는 “알칸타라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알칸타라가 지난해 제대로 된 프리시즌을 보내지 못했고 이후에도 부상 등으로 적응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고 변호했다. 이 매체는 “다음 시즌 리버풀의 미드필드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알칸타라도 충실하게 프리시즌을 보낼 수 있다면 클롭도 원하는대로 엔진실(미드필드)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