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결국 직접 사과문 “학폭 가해자 맞다” [전문]

입력 2021-02-14 16:04
송명근(왼쪽)에게 학폭 피해를 당한 A씨의 폭로 글. 송명근 인스타그램, 온라인커뮤니티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이 구단 측을 통해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한 지 하루 만에 직접 사과했다.

송명근은 14일 인스타그램에 “청소년 시절 저의 용서받을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에 대해 피해자께서 쓴 글을 봤다”며 “모두 사실이고 전부 시인한다. 저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다”고 적었다. 이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다”면서 “그 어떤 변명도, 해명도 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송명근은 “아무리 어리고 철없던 시절이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 그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피해자를 직접 만나 뵙고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은데 그런다고 해서 이미 가해진 폭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깊은 상처가 아무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년이 흐른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에는 저 스스로도 제가 가한 폭력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다”며 “그렇다 보니 지금 느끼는 만큼의 죄송한 마음과 후회하는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도 당연히 피해자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을 것이고, 저의 사과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에 다시 한번 연락 드려 진심 어린 사죄를 전달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저와 대화하는 것조차 불편할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폭력 가해자를 다시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래서 더 죄송하다”고 말했다.

송명근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송명근 인스타그램 캡처

송명근은 “개인적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과 별개로 공개적으로도 저의 악행을 시인하고 피해자님께 다시 한번 더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면서 “그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다만 나이가 들어 아빠가 되고 많은 후배가 생기다 보니 그때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제가 한 가해 행위와 그로 인한 피해 사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로 인해 피해자님은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가겠지만, 저 또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고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포츠계와 배구계, OK배구단, 감독님, 소중한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선배로서 무책임한 일이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을 것을 감독님을 통해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앞서 네티즌 A씨는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용기 내는 피해자들을 보고 나도 용기를 내본다”며 과거 자신이 당했던 학폭 피해에 대해 자세히 고백했다. 이후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됐고, OK금융그룹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의혹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A씨는 가해자 측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지 못했다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명근 선수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송명근입니다.

청소년 시절 저의 용서받을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에 대해 피해자께서 쓴 글을 보았습니다.
네, 모두 사실입니다. 전부 시인합니다. 저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습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습니다. 그 어떠한 변명도 해명도 할 것이 없습니다.

제 아무리 어리고 철없던 시절이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 그로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피해자님을 직접 만나 뵙고 진정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은데 그런다고 해서 이미 가해진 폭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깊은 상처가 아무는 것도 결코 아닐 것입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에는 저 스스로도 제가 가한 폭력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지금 느끼는 만큼의 죄송한 마음과 후회하는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도 당연히 피해자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을 것이고, 저의 사과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에 다시 한번 연락드려 진심어린 사죄를 전달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저와 대화하는 것조차 불편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합니다. 과거 폭력 가해자를 다시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더더욱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진심어린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것과 별개로 공개적으로도 저의 악행을 시인하고 피해자님께 다시 한번 더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어 아빠가 되고 많은 후배들이 생기다 보니 그때 했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제가 가한 가해 행위, 그로 인한 피해 사실은 결코 지워지고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로 인해 피해자님은 평생 고통속에 살아가시겠지만 저 또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고 후회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저지른 무책임한 저의 행동에 의해 스포츠계와 배구계 그리고 OK 배구단, 감독님, 소중한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리그 중이라서 무엇보다도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아울러 선배로서 무책임한 일이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독님을 통해서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송명근 올림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