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영구제명까지 바란다는 국민청원이 나오고 있다.
구단과 한국배구연맹(KOVO)은 징계 수위와 시점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학폭 피해자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엄벌을 촉구했다.
A씨는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0년이 된 일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안 될 것 같았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이름이 적힌 소책자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피해 학생의 학부모라고 소개했다.
A씨는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 학부모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후에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부모로서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칼로 인한 큰일’은 쌍둥이 자매의 학폭을 처음으로 폭로한 A씨가 언급한 사건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학폭 사실을 밝히면서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러면서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의 마음도 지옥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며 “10년이 지나 이 일이 드러나면서 아이들이 다시 괴로워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A씨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며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와 관련한 일화를 털어놨다.
A씨는 “외부 관계자, 타 학부모님 관람석 쪽에서 ‘B 중학교는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김경희씨가 자기 딸에게 하는 전화 소리를 들었다. ‘언니한테 공 올려라, 어떻게 해라’라는 코치를 하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면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당시 아이가 배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사과문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실한 사과를 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이들에게 걸맞은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는 지금 방관자 아니냐”며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있고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였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지난 10일 오후 각각 자신의 SNS에 “학창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린다.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자필로 된 사과문을 올렸다.
이후 쌍둥이 자매는 구단 숙소를 떠났고, 지난 11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도 불참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