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이 또다시 패하면서 리그 우승경쟁에서 한발 더 멀어졌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경기 뒤 우승경쟁 패배를 직접 시인할 만큼 위기가 심각하다.
클롭 감독은 13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 1대 3 패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우승 경쟁에서 졌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사실상 올 시즌 우승 가능성이 낮음을 인정한 발언이다. 그는 “솔직히 승점 차를 좁힐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리버풀은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2승 3무 5패, 9골 13실점으로 상위권 팀이라 보기 힘든 성적이다.
리버풀은 이날 상위권 경쟁팀인 레스터에 막판 힘없이 무너졌다. 후반 중반까지 경기를 지배했지만 선제골 뒤 더 점수차를 벌리지 못했고, 웅크렸던 레스터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정규시간 종료 12분 전부터 순식간에 3골을 연달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차가 13점까지 벌어졌다.
겨울 이적시장 뒤 리버풀의 부진은 사실 예상된 일이었다. 시즌 초부터 주전 중앙수비수 버질 판다이크의 공백이 있었지만 이적시장에서 유망주 벤 데이비스와 임대생 오잔 카바크를 데려왔을 뿐 대형 영입에는 실패했다. 데이비스는 이날 경기에서 벤치에조차 앉지 못했고, 카바크는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저질렀다. 판다이크처럼 수비진을 이끌어줄만한 대형 수비수의 공백이 이날 패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모습이었다.
그나마 믿을만했던 골키퍼 알리송 베커도 지난 맨시티전에 이어 실수를 연발했다. 후반 40분 공을 걷어내려 튀어나왔으나 카바크와 겹친 탓에 헛발질을 하며 상대 공격수 제이미 바디에게 역전골을 허용한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현지 일간 더타임스는 “아마도 맨시티전에서 한 실수를 만회하려고 무리한 것일지 모른다”고 봤다.
리버풀은 사흘 뒤인 16일 유럽축구연맹(UFEA) 유럽챔피언스리그(UCL)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를 치른 뒤 20일 리그에서 오랜 지역 맞수 에버턴과 ‘머지사이드 더비’를 치른다. 이 경기를 잘 넘긴다면 리그 강등권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풀럼과의 경기가 연달아 예정되어 있기에 리버풀 입장에서는 이번 시즌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