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하루 전 대회 연기에…돌 맞은 개구리 된 KBL

입력 2021-02-14 14:19
김상식(오른쪽)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D리그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국제대회 일정 탓에 국내 남자프로농구에 초래된 혼란이 더 확대될 조짐이다. 아시아컵 예선 강행 기조를 유지해온 국제농구연맹(FIBA)이 국가대표팀 출국 전날 대회 일정 연기를 갑작스레 통보하면서다. 기존에 국제대회 탓에 비워놓은 정규리그 일정을 다시 당길지, 격리까지 합친 대표팀 선수들의 소속팀 일정은 어떻게 될지가 모두 오리무중이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아시아컵 대회가 어떻게 연기될지 알 수 없다. 정규리그 일정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언제까지 나온다고 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연맹은 아시아컵 일정으로 인해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정규리그 일정을 비워놓은 상태다.

앞서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지난 12일 FIBA로부터 아시아컵 예선 일정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표팀 출국을 하루 앞두고 나온 소식이다. 아시아컵 개최국 카타르가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자 스포츠 대회를 취소하면서다. FIBA는 이른 시일 내 결정사항을 다시 한국 등 참가국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대표팀은 이미 FIBA의 어설픈 행정 탓에 소동을 겪었다. FIBA가 코로나19에도 아시아컵 강행 방침을 밝히고 불참국에 페널티를 경고하면서 대표팀이 소집됐다. 각 팀에서 1명씩 차출이 이뤄졌지만 격리 등 이탈 기간이 길어질 게 예상돼 반발이 심했다. 혼란 끝에 김상식 대표팀 감독과 추일승 경기력향상위원장이 대회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회가 연기된 상태에서 일단 시급한 건 이미 빡빡한 국내 정규리그 일정을 조정하는 일이지만 현재는 어렵다. 연맹 관계자는 “FIBA가 일정이나 방침을 내놓지 않아 15일 중 관련 대책 윤곽이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농구는 시즌 내내 경기장을 빌리는 실외스포츠와 달리 체육관 대관이 일 단위 기준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정 조정에는 이외 방송 중계 등 문제도 엮여 있다. FIBA가 이른 시일 내 새로운 아시아컵 일정을 내놓지 않으면 이 모두가 쉬이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각 구단 입장에서도 외국인 선수들과의 계약, 대표팀 차출 선수들의 공백 대비 등 예상되는 문제가 산적해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