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13일 집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등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SNS에 속속 올라왔다. 교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오랜만에 큰 지진을 겪으니 무섭다” “적응 안 되는 지진”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도 게시됐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지진 발생 당시 상황을 포착한 영상들이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다. 한 네티즌이 올린 영상에는 집이 흔들리는 탓에 어항 속 물이 사방으로 넘쳐 흐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 네티즌은 급하게 어항을 붙잡았지만, 이미 물이 주변 가구와 바닥으로 다 쏟아진 상태였다.
다른 네티즌의 영상에는 책상 위에 있던 모니터 등 물건이 전부 바닥으로 쏟아지는 장면이 나왔다. 욕조에서 목욕하던 중 집이 거세게 흔들리자 급히 카메라를 켠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크게 휘청거리는 가로등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올렸다.
일본에 거주 중인 교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지진 때문에 놀랐다는 회원들의 글이 잇따랐다. 이들은 “일본에 와서 이렇게 큰 지진은 처음”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제일 길고 무서웠다” “일본 거주 6년 차인데 제일 큰 지진이었다” 등의 글을 올리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했다. “어지럽다” “멀미 난다”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글도 있었다.
10년째 일본에 거주 중이라는 한 교민은 블로그에서 “보통 10초 안으로 끝나서 물건이 떨어지는 일이 잘 없는데 이번에는 20초 이상 넘어가니 물건끼리 부딪치고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했다”며 “진원지 근처 바닷가는 산사태가 일어난 도로도 있고, 정전된 곳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11일) 발생 10주년을 약 한 달 앞둔 13일 오후 11시7분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당초 일본 당국은 오후 11시8분 규모 7.1의 지진으로 발표했다가 규모 7.3으로 수정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근원지인 진원(震源)의 위치는 북위 37.7도 동경 141.8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60㎞라고 밝혔다.
NHK는 각 지역 소방 당국이 집계한 결과 후쿠시마현과 미야기(宮城)현 등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10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14일 보도했다. 피해 신고는 후쿠시마와 미야기현에서 집중됐으며, 넘어지거나 쓰러진 가구 등에 다친 사례가 두드러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분석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