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청년 일자리 제공이 가능한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을 앞으로 부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비스텝)은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 중 하나로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은 공학기술을 바탕으로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기업에 설계, 감리,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이 산업은 기계, 선박, 항공우주, 금속, 전기, 정보통신 등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건설, 산업시설, 기계 등의 설계나 시공 등을 담당하는 기업이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으로 분류된다.
부산에는 현대글로벌서비스, 디섹 등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중앙정부는 지난해 5월 ‘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을 마련,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 수출확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은 해외 엔지니어링산업의 핵심 트렌드인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고자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반구축, 엔지니어링 지능화에 대한 지원을 골자로 한다.
부산은 건축·토목, 조선·해양 관련 설계·MRO(수리유지관리), M&S(모델링과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의 3개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건축·토목 계열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은 지역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 내에서 기업체 수 기준으로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부산의 인구 등이 점차 감소하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지역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 외 시장으로의 진출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지역과 지역 기업들은 건설 정보시스템(BIM) 등의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지역의 사업 기회를 신뢰성 축적의 계기로 삼아 장기적으로 전국, 나아가 해외 시장의 진출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비스텝의 주장이다.
비스텝은 또 조선·해양 계열 엔지니어링 산업은 조선·해양 계열 제조업이 부산지역의 주력 산업으로 간주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부산 주력 산업으로 간주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여러 조선·해양 산업의 사업영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산에 기업이 많고 대학 등 지식기반, 도시 정주 여건 등의 인프라도 타 동남권 대비 부산이 강세이기 때문에 동남권 조선·해양 산업의 특화와 분업을 논의할 때 부산의 특화 분야로 고려하기 유리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 산업은 타 조선·해양 관련 산업에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분야이므로 향후 지역의 지속적인 주목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M&S·소프트웨어 산업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업 부품 등에 공학적 해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영역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부품 개발 시 미리 소프트웨어 등으로 시뮬레이션 등을 하여 잠재적 문제를 파악하거나 설계에 사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거나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용자 요구에 따라 수정(커스터마이징)해 주기도 한다. M&S·소프트웨어의 사업 영역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영역과 해석, 교육, 커스터마이징 등의 컨설팅 영역이 결합한 형태이다. 해당 산업은 아직 전국적으로 초창기로 볼 수 있어 지금부터 서두른다면 부산이 향후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BISTEP은 봤다. 부산은 동남권 제조업 지역과의 가까운 거리를 바탕으로 컨설팅 영역을 강화하여 미래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병진 비스텝 원장은 “부산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지역이 가진 지역 자원을 잘 관찰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신사업영역의 발굴이 중요하다”며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은 부산형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향후 이러한 산업군들을 지속해서 개발하는 등 부산의 장기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