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뒤... LG화학·SK이노 주가는?

입력 2021-02-12 14:15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SK이노)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사건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에 모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1일 LG화학으로부터 물적 분할했다. 하지만 아직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ITC 결정에 따른 주가 영향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중인 LG화학과 상대방인 SK이노가 받게 된다.

최근 3개월 LG화학 주가 흐름. 네이버 증권 캡처.

‘배터리 전쟁’의 승패가 갈린 만큼 주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LG화학 주주들은 대체로 “호재성 재료”라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잔치국수 먹을 것 같다”는 게 주류다. 다만, LG쪽의 승리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만큼 ‘승리 효가’가 상당 부분 주가에 선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LG화학 주가는 최근 3개월 최저 67만5000원(2020년 11월 16일)에서 최고 105만원(지난달14일)까지 상승했다가 지난 10일에는 1.34%(1만3000원) 하락한 96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3개월 SK이노베이션 주가 흐름. 네이버 증권 캡처.

반면 SK이노 주주들은 이번 최종 심결에 대해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월요일 시초가에 던져야 할지 고민”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다만, 일부에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가 하락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 영향까지는 주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SK이노의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은 최저 15만1000원(2020년 11월 16일)에서 최고 32만7500원(2월 3일)을 찍었다. 지난 10일에는 전날보다 2.95%(8500원) 오른 29만6500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SK이노가 LG화학에 제시할 합의금 액수가 이번 분쟁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는 11일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영업비밀과 기술을 탈취한 부정행위가 명백히 인정됐다”며 “SK가 이번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해서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공은 SK 쪽으로 넘어갔다. LG화학과 SK이노 주주들은 누구보다도 긴장된 마음으로 설 연휴 뒤 첫 거래일, 다음 주 월요일(15일) 오전 9시를 기다리고 있다.

조상운 기자s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