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시작된 11일부터 12일 사이 포털 사이트 증권 종목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설 연휴와 함께 국내 주식시장이 나흘간의 휴장에 들어가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 금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 휴장기간은 평소 주말의 이틀 휴장보다는 이틀이 더 긴 나흘이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주린이’들은 상대적으로 심한 금단 현상을 보이고 있다. “나흘이나 장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평소 주말 나기도 힘든데, 나흘을 어떻게...”라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주식을 들고 연휴를 지나려고 하니 불안하다”고 호소하는 글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증시 움직임을 살피며 연휴 이후의 국내 시장상황을 예상해본다는 이도 있다. 연휴 전에 미리 국내 시장 주식을 다 팔고 잠시 미국 증시로 옮겼다는 투자자도 있다.
주식 금단 현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시장이 열리지도 않는데, 주식 거래 앱을 열어 이미 기억까지 하고 있는 보유 종목의 주가와 잔고를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한다. 평소 관심도 안 가졌던 종목까지 의미 없는 분석을 한다. 자기 판단에 확신이 없어 종목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본다. 내 종목뿐만 아니라 친구나 지인이 샀다는 주식의 흐름도 체크해 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5대 증권사를 통해 개설된 신규 주식계좌는 167만개나 된다.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고객예탁금은 8일 현재 65조3444억원이나 된다. 대부분의 통계가 지금이 주식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앞으로 주식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코스피만 보면 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10일 현재 지수는 3100.58로 지난달 11일 기록한 52주 최고(3266.23) 대비 5.07% 빠졌고, 지난해 3월 19일에 찍은 52주 최저(1439.43) 대비 115.40% 상승했다.
오랜 기간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주린이들에게 “하루나 일주일 단위의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수익을 낼 확률도 높고, 정신건강에도 해롭지 않다는 것이다.
조상운 기자s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