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특수 주사기’ 못 구해 1200만명분 백신 날릴 위기

입력 2021-02-11 17:05
지난 1일 일본 도쿄의 한 상점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채소를 사고 있다. 뉴시스

일본 정부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용 특수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해 1200만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일본은 오는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병당 접종 횟수를 기존에 계획한 6회에서 5회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백신 1병당 6회 접종을 전제로 7200만명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화이자와 계약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특수 주사기가 아닌 일반 주사기만 2억개 넘게 확보했다. 화이자 백신을 투여하는데 사용할 충분한 물량의 특수 주사기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특수 주사기를 사용하면 화이자 백신 1병으로 6차례 접종이 가능하다. 주사기 바늘 끝부분에 남는 백신의 양이 일반 주사기보다 적기 때문이다. 일반 주사기로는 5차례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 1병당 5회밖에 접종하지 못하면 전체 접종 가능 횟수는 약 17%(1200만명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인원까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후생노동성은 화이자와 백신 접종 횟수를 기준으로 계약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화이자 측과 공급량에 대해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국에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국제사회로부터 ‘백신 낭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는 15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고, 17일부터 안전성 조사 목적에 동의한 의료 종사자 1만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약 36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은 4월 1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