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과 첫 통화서 “홍콩·대만·신장 문제는 내정”

입력 2021-02-11 13:34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7일 베이징에서 화상 연결 방식으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으로부터 2020년도 업무와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번째 통화에서 홍콩, 대만, 신장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하고 상호 존중을 토대로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며 강경한 모습을 내비쳤다.

11일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춘제(중국의 설)를 앞두고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중 양자 관계와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런 입장을 전했다.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21일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중 관계가 우여곡절 속에서 발전했다면서 “미·중이 합하면 모두 이익이고 싸우면 둘 다 손해이므로 협력이 양측의 유일한 정확한 선택”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 주석은 “현재 양국 관계가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면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 추진은 양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동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은 양국이 일부 현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중이 상호 존중한다면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금융, 사법, 군사 부문에서 교류가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중미 양측은 서로 오판하지 않도록 대화 시스템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면서 미국 측의 간섭에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이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홍콩과 신장 위구르족 자치지구의 인권 문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 정세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가운데 중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국제적 책임과 의무가 있다”면서 “세계의 흐름에 순응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유구한 역사와 위대한 문명을 갖고 있다면서 미·중 양국 간 충돌을 피하고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TV는 보도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