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설 명절을 맞게 된다.
11일 법무부가 공개한 교정시설 식단표를 보면 설날인 12일 서울구치소 아침 식사는 떡국과 김자반, 배추겉절이다. 점심은 소고기뭇국·호박버섯볶음·오징어젓무침·깍두기, 저녁 메뉴는 달걀부추국·자장소스·자차이(짜사이)무침·배추김치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구속됐으며 지난달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이 선고됐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징역형이 확정된 박 전 대통령은 이감될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8년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 형을 확정 받았을 때 분류심사를 받아 경비처우 등급이 결정됐다.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의 남은 재판이 모두 끝난 만큼 조만간 등급에 맞는 수용시설로 이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경호, 병원 통원치료 등의 문제로 서울구치소에 계속 머물 수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가 교정시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이후 50여일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퇴원한 뒤 안양교도소로 이감돼 설을 교도소에서 맞게 됐다.
당초 이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에서 계속 수감생활을 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정당국은 분류처우심사 결과와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점 등을 이유로 이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이 확정됐다.
두 전직 대통령이 형량을 모두 채울 경우 박 전 대통령은 87세가 되는 2039년, 이 전 대통령은 95세가 되는 2036년에 만기 출소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