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보름 만에 다시 500명대로 올라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1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4명 늘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 수는 8만2434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444명)보다 60명 늘었다. 5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IM선교회발(發) 집단발병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27일(559명) 이후 보름 만이다.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늘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67명, 해외유입이 37명이다. 경기도에서 188명, 서울에서 18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어 부산 29명, 인천 25명, 대구 13명 등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경기 부천시의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 및 오정능력보습학원 관련 확진자가 이틀 연속 무더기로 나왔다. 부천시에 따르면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과 관련해 신도 39명, 오정능력보습학원과 관련해 4명이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아 전날 하루에만 43명이 늘었다. 관련 누적 확진자는 96명이다. 또 고양시 일산서구의 태평양무도장 및 동경식당 관련 사례에서도 1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특히 수도권에선 설 연휴에도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를 통해 “지난해 12월 25일 1241명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이어져 오던 확진자 수가 어제 400명대에 이어, 오늘은 500명대를 넘었다”며 “교회, 요양병원, 회사, 사우나, 음식점 등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1차장은 이어 “지난 한 주(2월 4~10일)를 살펴보면 국내 발생 확진자 수의 75%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수도권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1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며 “특히 수도권 시민들의 방역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최근 한 달간 수도권의 감염재생산지수를 보면 0.77→0.81→0.87→1.04 등으로 증가 추세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한 사람의 감염자를 통해 감염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로 1보다 적으면 감염병 확산이 억제되지만 1보다 크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정부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이어질 설 연휴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방역수칙에 철저하게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권 1차장은 “대한민국은 또다시 방역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1년이 넘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돌아보면 매 순간 분수령이 있었지만 방역 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설 연휴가 가지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1차장은 이어 “타향에서 살던 많은 분이 이동하고 만나는 것이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설 연휴라는 이유로 방역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아 버리면, 그간의 고통과 인내를 헛되이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은 14일까지로 예정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 조정 방안을 두고 토론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선 운영 제한 시설들의 영업제한 시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정 방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권 1차장은 “그동안 정부는 2차례의 공개토론회와 생활방역위원회 등을 통해서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관계부처, 지자체뿐만 아니라 관련 협회와 릴레이 소통도 했다”며 “거리 두기에 따른 영업제한 등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이를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의 의견수렴 결과와 오늘 토론 결과를 종합하여, 지혜로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