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딸이어도 그랬겠나” 성폭행 방관에 불붙은 ‘쏘카 불매’

입력 2021-02-10 18:23
쏘카 및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초등학생 성폭행 용의자의 개인정보를 제때 제공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차량 공유업체 쏘카를 향해 누리꾼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공분이 폭발하고 있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는 10일 서둘러 사과문을 올렸지만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용의자 특정이 늦어지고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탈퇴 인증 글이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날 온종일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의 성난 반응이 쏟아졌다. 이들은 “쏘카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 “범죄 방조하는 회사는 없어져야 한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화난다” “no쏘카 빌리지도, 타지도 않는다”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쏘카 탈퇴했습니다”라며 탈퇴를 인증하는 이들도 줄을 이었다. 한 가입자는 탈퇴과정을 캡처한 사진을 올린 뒤 탈퇴 사유에 “아동 성폭행 사건 이슈로 불매합니다”라고 올렸고, 또 다른 이용자는 “초등학생 아이가 성폭행 당했는데 뭐? 당신들 자식이면 그렇게 하겠어요?(…) 쏘카불매! 쏘카아웃!”이라는 글을 적은 화면을 올리며 탈퇴를 인증했다. “작은 행동이 모여 변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탈퇴한다”는 글도 있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탈퇴가 바로 처리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관리자 확인 후 탈퇴가 처리되는 시스템 탓이다. 한 이용자는 “쏘카 탈퇴 과정도 문제”라며 “담당자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탈퇴하고 싶어도 24시간을 기다려야 하냐”고 분노했다.

채널A 유튜브 캡처

앞서 30대 남성 A씨는 지난 6일 온라인상에서 알게 된 B양에게 “만나고 싶으니 주소를 알려 달라”며 접근했다. 이후 쏘카의 공유 차량을 타고 충남의 한 지역에서 B양을 만나 수도권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다.

실종된 B양은 같은 날 오후 8시쯤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B양의 부모는 쏘카 측에서 즉각 협조했다면 딸을 구해낼 시간이 충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A씨가 쏘카를 이용해 B양을 데려간 것을 확인하고 오후 6시30분쯤 쏘카 측에 차량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가 용의자 정보를 요청하니 쏘카 측은 ‘영장 없이는 안된다’고 거부했다고 전했다. 결국 B양이 발견된 뒤인 지난 7일 오후 수색영장을 발부받고 재차 협조를 요청했지만 쏘카 측은 이때도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제출을 미뤘다.

결국 충남경찰청은 사건 4일 만에 10일 오전 6시56분쯤 경기도 모처에서 용의자 A씨를 붙잡았다.

원태경 인턴기자